기타 지식

스포, 스압주의]인디팬던스데이 주관적 리뷰

인디팬던스데이는 과거 히트 친 영화의 후속작이다.


장르는 아마도 SF, 전쟁, 어쩌면 재난 영화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사실은 특정짓기 굉장히 모호한 문제다. 감독의 의도는 아마도 SF 전쟁 영화였던 것 같은데 감독 필모가 필모인지라 자기도 모르게 재난 영화 향을 첨부한 것 같다.


사실은 재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 이들의 침략은 가히 전대미문의 재난이다. 바다를 가릴 정도로 거대한 우주선이 어디선가 나타나, 고작 착륙을 하는 것 만으로 대륙을 박살내버린다. 바다에서는 쓰나미가 일고 대도시들은 너무나 무력하게 잿더미로 바뀌어 우주선으로 빨려들어간다. 그들에게 대항할 인류의 최첨단 기술들은 간단히 제압 당했고 지도자들은 고립되어 눈 깜짝할 사이에 죽는다. 그런 외계인들과 비교하면 인간들의 전력은 너무나 미약하다. 폭풍우가 치는 날 빗줄기 같은 비행선을 쏟아내는 외계인을 상대로 인류는 비행기 하나하나에 작전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그런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 cg의 규모는 확실히 어마어마했고 화려했다. 그러나 세련되고 정교한 cg냐고 묻는다면 나는 고개를 저어야겠다. 외계인의 무기나 외형, 색상이 굉장히 단조롭다. 특히 공격이 그러하다. 그들의, 그리고 지구인의 공격은 거의 모두가 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외계인은 초록색, 지구인은 파란색 빔을 쏜다. 문제는 그 빔 공격이 영화에서 나오는 공격의 80% 이상이기 때문에 중반부만 넘어가도 전투가 식상해진다.


게다가 요즘에 나온 영화치곤 그린 스크린이 너무 눈에 잘 보인다. 보통 제작비 많이 들어간 영화는 그런 부분이 적던데, 이 영화는 중간중간에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니라 벽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보인다. 그래서 영화에 몰입이 되려다가도 자꾸만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뭐, 물론 그런 게 없었다고 해도 황당한 스토리 때문에 금방 몰입이 깨졌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전쟁이 끝나고 20년 후, 갑자기 외계인들, 그리고 외계인과 접촉한 사람들이 이상징후를 보인다. 그 와중에 달에 낯선 우주선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그것을 격추시킨다. 그런데 그 직후에 또 다른 우주선, 아주 거대한 우주선이 나타나 인류의 방어 시스템을 모조리 부수고 지구의 핵을 흡수하기 위해 착륙한다. 인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지만 사실 알고보니 이 외계인은 여왕 단일 개체의 지배를 받는 곤충형 종족이었고, 알고보니 처음 인간에게 격추당한 외계인은 곤충형 외계인에게 쫓기는 존재였고, 운좋게도 그는 인간에게 호의적이다. 인간은 이를 이용해 곤충형 외계인의 여왕을 유도해서 폭탄과 레이저 공격을 퍼붓는다. 물론 이 와중에도 지구 멸망 카운트 다운은 성실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는 여왕을 죽인다. 그리고는 인간에게 호의적이라는 외계인에게서 지식을 전수받아 반격을 계획한다.


너무나 인간에게 편리한 설정이라는 얘기는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이 요약한 스토리에도 나타난다.


우선 인간에게 호의적인 외계인이 왜 인간에게 호의적이 된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솔직히 내가 보기엔 이 외계인이 인류를 또다른 적으로 인식해도 할 말이 없는데, 왜냐하면 인류는 이 외계인을 보자마자 공격해서 격추 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외계인은 인류를 위해 작전에 협력하고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나눠준다. 


또 다른 외계인도 그렇다. 이들은 워해머 40k의 타이라니드나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처럼 상위 개체 한 명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종족인데, 영화 막바지에 여왕이 죽는 순간 우주선과 외계인들의 활동이 바로 멈춘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서 이 여왕은 그 어떤 놈들보다 전투에 적극적이다. 아니 하물며 개개인이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끼리의 전쟁에서조차 지휘관이 앞장서 싸우지 않는데 이들의 행태는 마치 전쟁에서 지고 싶어서 안달난 종족 같다. 사실은 여왕이 그냥 둥지에 틀어박혀서 나오지만 않았어도, 아니 크게 양보해서 한 10분 정도만 더 있다가 나왔어도 인류는 졌다. 긴장감을 주기 위한 장치인지 전투 와중에 자꾸만 지구 멸망 까지 몇분 남았다고 계속 알려주는데 그 멸망까지 3분도 채 안 남기고 여왕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대단히 멍청한 지휘관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거대한 우주선만 아니었으면 인류가 이기는 건 너무나 쉽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인간과 이들이 서로 비슷한 무기를 가지고 한 전투에서 외계인들은 그야말로 압살 당한다. 마치 엄청난 것마냥 묘사되던 여왕의 보호막도 결국 전투기가 계속 쏘니까 뚫렸다. 물론 그 전투기가 외계 기술을 차용해 만든 것이고, 당시 전투기 조종사가 감정적으로 '으아아아'라고 기합을 주며 쏘긴 했는데 그런다고 전투기 공격력이 강해질리는 없으니 그냥 쏴도 뚫렸을 것이다. 여왕의 통제력도 마찬가진데, 후반부에 여왕이 자기 종족 전투기들을 한꺼번에 통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전투기 사이에는 인간이 전투를 벌이다 탈취한 전투기도 두 대 섞여 있었는데, 이들은 엔진을 과열시켜 간단히 여왕의 지배 범위를 빠져나가는 한편, 그 와중에 마치 지우개 마냥 수많은 외계인 전투기들을 부숴버린다.


그래서였을까? 등장인물들이 그렇게 여유가 넘치고 쾌활했던 것은...


아니, 지구 멸망이 정말 맞나? 사실은 그저 홀로그램이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외계인 침공으로 다수의 문명과 생명이 갈려 나간 이 비상시국에 모두가 그렇게 여유로울 수 있을까. 그래, 난 이제사 밝히지만 난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전혀 심각하지 않다. 영화 내내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심각한 사건이라는 걸 인지할 수가 없다. 등장인물들이 도저히 그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히 작중에 많은 사람이 죽지만, 그것은 등장인물들에게 심리적으로 고통이 된다기보다는 그저 스토리 진행을 위한 장치로만 소모된다. 아니 심지어는 그냥 안 죽었다고 해도 상관없는 죽음도 있다. 어차피 죽으나 안 죽으나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 흑인(옛날 윌 스미스가 연기했던 캐릭터의 아들 역할이라고 한다.)의 어머니가 사람을 구하다 죽는데, 이 죽음은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다. 이 죽음으로 인해 영화상에서 변하는 것은 한 30초 정도 흑인 주인공이 슬퍼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머니 사진을 보는 장면 뿐이라서 그냥 그 장면을 들어낸다 할지라도 눈치챌 사람조차 없을 거라 장담한다.


사실 문제를 따지자면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놓고 중국을 겨냥해서 넣은 듯한 여자 중국인 조종사가 캐릭터가 있는데, 이 조종사는 별다른 활약도 없이 그냥 주인공 일행과 같이 행동하다가 주인공 친구랑 갑작스럽게 썸을 탄다. 그리고 없어도 별 상관 없다. 참고로 이 여자 조종사도 보자마자 포옹을 할 정도로 친한 삼촌이 눈 앞에서 죽었지만 한 장면 울고 나서 씩씩해진다. 이 여자랑 썸을 타는 결말을 맞는다는 주인공 친구는 주인공에게 나름 중요한 친구인가본데 기실 별다른 활약은 없다. 그냥 주인공의 아주 희미한 조력자다. 그리고 주인공, 그 중에서도 백인 주인공 말인데. 이 인간은 또라이다. 그리고 자신이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은 행동을 일삼는다. 적들을 대놓고 도발하고 사용하면 죽을지도 모르는 기능을 아무런 고민 없이 쓰고, 그 결과 운 좋게 살아남았는데도 덤덤하다. 그리고... 아니 인물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총평을 내리자면, 픽셀, 그리고 아마겟돈 수준의 영화였다.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가 너무나도 그 시절 냄새 풀풀 나는 영화여서 굉장히 촌스럽다. 만약 그 때 그 시절 아마겟돈을 재밌게 보았다면 또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이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별점을 준다면 1.5/5

14개의 댓글

2016.06.24
아마겟돈 욕하지 마세요
0
2016.06.24
오늘보러가는데..... 아마겟돈 재미있게 봤으니까 괜찮겠지? ㄷㄷㄷ
0
2016.06.24
@뭐이런놈
2016년에, 그 시절이랑 똑같은 영화가 나왔다는 뜻. 부디 그런 영화라도 너의 취향에 맞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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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캐리어즈
일단 너가 하는 얘기나 트레일러봤을때,
차라리 2012의 후속작인 2016이라고 생각하는게 나을거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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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캐리어즈
개런티 무리해서라도 윌옹을 섭외했으면 윌옹보면서 위로라도 했을텐데..
0
2016.06.24
@캐리어즈
아마겟돈이 훨씬 낫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요즘 왜이렇게 영화보면
억지감동줄려는거 같은 느낌을 많이 받지?

여튼 나는 10점 만점에 6점 준다.
돈이 아까운 수준까진 아니었고 그냥 좀더 노력하세요 수준
0
@뭐이런놈
내가sf진짜좋아하는데 뽕맞고도 5점밖에 못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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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아마겟돈같은 소리하네..
이똥에 비하면 아마겟돈은 아카데미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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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상황에 맞지 않게 과하게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나오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거 때문에 몰입도 깨지고 배우 연기도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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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왜 난 아마겟돈 재밌게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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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중국인 배우 이쁜것 빠곤 똥같은 영화
내돈 주고 봤으면 개쌍욕을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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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3시에 보러 가는데 그정도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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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내 감상평은
영화가 끝나면 성조기를 휘날리며 AMERICA라고 외치게하는 엄청 미국적인 영화였음 cg만 볼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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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영화 3줄 요약 하자면
1. 뿅뾰뿅뿅용뾰펑펑뿅펑펑뿅뿅뿅
2. 퍼퍼펑펑펑 끼에에에엑
3. 아메리깐!!

ㅇㄱㄹㅇ ㅂㅂㅂ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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